4개월의 기다림, 첫 술잔은 ‘빈 잔’... 세종SA축구단, 거제시민축구단에 0-3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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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간 긴 겨울잠을 깨고 새로운 모습으로 500여 명의 홈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세종SA축구단.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다.
세종SA축구단은 15일 오후 2시 세종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26 K4리그 2라운드에서 거제시민축구단에 0-3 패배를 당했다. 지난 시즌 2승 1무로 우위를 점했던 상대이기에 더 아쉬운 패배였다.
이날 세종SA축구단은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 자리에는 민동후가 세종에서의 공식 첫 경기에 나섰다. 양쪽 측면에는 ‘2006년생 유망주’ 승준서와 올 시즌 새로 영입된 외국인 선수 양항이 자리했다. ‘K1리그 출신’ 윤용호와 김재석이 나란히 8번 미드필더 역할을 부여받았고, 장성재는 6번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포백 라인은 하지성, 곽승민, 이민형, 우민걸로 구성되었고 최후방을 지키는 골키퍼 자리는 이재훈이 낙점되었다.
양 팀 모두 시작부터 라인을 올리고 서로를 향해 맨투맨으로 거센 압박을 가하며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그 과정에서 양 팀 모두 3분도 되지 않아 유효 슈팅을 하나씩 주고받았다.
그러다 전반 중반으로 향해가는 시점부터 세종이 볼을 잡는 시간이 늘어갔다. 반면 거제는 초반과는 다르게 압박 라인을 내리면서 5-4-1로 수비에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전반 27분 득점에 가까워질 뻔한 기회를 맞이한다. 3명의 미드필더가 하프라인에서 볼을 주고받다 윤용호가 수비 뒤로 돌아 들어가는 민동후에게 바로 전진 패스를 찔러준다. 민동후는 속도를 살리며 박스 안으로 들어갔으나 터치가 길게 되면서 아쉽게 슈팅을 날리지 못한다.
전반 29분에도 윤용호가 센스를 발휘하며 원터치로 짧게 내준 패스를 왼쪽 풀백 하지성이 받고 그대로 치고 나가면서 왼발로 강하게 때려봤으나 살짝 높이 뜨면서 득점이 무산됐다.
곧이어 전반 30분 상대 후방 지역에 대한 압박을 성공시키면서 빼앗은 공을 김재석이 받고 크로스를 올렸다. 침투해 들어오던 민동후가 발을 갖다 댔으나 골문을 살짝 빗겨 갔다.
다만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거제는 제공권의 우위를 앞세워 대부분의 슈팅을 코너킥과 세트피스 상황에서 만들어냈다.
또한 우민걸이 있는 세종의 오른쪽 라인을 거제는 속도로 공략했다. 앞서 전반 17분 한 선수의 부상으로 급하게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하게 된 정상이 우민걸을 뚫고 1대 1 상황을 맞이하였으나 이재훈이 가까스로 막아냈던 것이 세종에게는 위험했던 장면이었다.
그러다 전반 43분 세종에게는 큰 사고가 터졌다. 왼쪽 수비수 정상의 오버래핑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던 거제가 결국에는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전반 종료 직전 앞서나갈 기회를 잡는다.
여기서 이재훈이 구세주로 나섰다. 거제의 키커 김영준이 골키퍼 기준 왼쪽 구석으로 찬 킥을 완벽하게 읽으면서 세종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그렇게 이재훈의 천금 같은 선방으로 분위기를 다시 회복한 세종은 이후 전반 추가 시간 1분 이날 경기 내내 왕성한 활동량과 전진성을 보였던 김재석이 왼발로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골문을 외면했다.
곧바로 김재석은 압박으로 볼을 빼앗으며 다시 한번 세종이 공격할 기회를 마련한다. 장성재가 침투하는 민동후 앞으로 패스를 찔렀으나 민동후는 좀 더 드리블을 치고 들어가는 것을 선택하다 제대로 된 슈팅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렇게 세종은 전반 중반부터 줄곧 거제를 밀어붙였으나, 한 끗 차로 계속 엇나가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전반을 0-0으로 마친다.
후반전 초반에도 경기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세종은 볼을 점유하면서 거제 수비의 빈틈을 부지런히 찾는 반면, 거제는 수비에 초점을 두면서 빠른 역습 한 방을 노리는 전략을 이어갔다.
후반 9분, 거제가 득점과 가까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세종의 수비진이 올라오면서 생긴 넓은 뒷공간을 공격수 최다흰이 빠른 속도로 돌파해 나갔고, 슈팅까지 날렸다. 그래도 뒤따라가던 곽승민이 끝까지 각을 좁혀주면서 막아냈다.
하지만, 이 시점부터 거제의 공격력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후반 12분에 공격수 김영준이 날린 슈팅은 높이 떴지만 세종의 떨어진 수비 집중력을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물론 세종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후반 14분 김태윤이 빠르게 원터치로 민동후에게 패스를 돌렸고, 민동후는 상대 박스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던 김재석을 봤다. 이후 김재석이 이번에는 오른발로 감아 때렸으나 다시 빗나갔다.
그러다 승부에 균열이 나기 시작한 것은 후반 18분, 거제의 프리킥 이후의 상황에서 승준서가 드리블하는 과정에서 튄 공이 그의 손에 맞고 말았다. 처음에는 경기가 진행되었으나 이후 주심이 뒤늦게 페널티 박스 쪽으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오늘 경기 두 번째 페널티킥을 허용한 세종이다. 이때 거제는 키커를 김영준에서 박건웅으로 교체했고, 후반 21분 이번에는 박건웅이 실수 없이 페널티킥을 처리하면서 1-0으로 먼저 앞서 나갔다.
실점 이후 세종은 상대의 수비 간격을 흐트러뜨리기 위해 롱볼의 빈도를 높였다. 그러나 거제의 수비벽은 높았고, 선수들 간의 간격은 촘촘했다. 이후 세종은 동점골을 넣기 위해 후반 29분 오른쪽 라인의 우민걸과 승준서를 빼고 센터백 정용수와 풀백 정선홍을 투입한다. 그러면서 수비수 이민형을 스트라이커 자리로 올린다.
스트라이커로 위치를 옮긴 이민형은 190cm의 피지컬을 바탕으로 포스트 플레이와 공중 경합을 잘 해냈다. 문제는 그의 노력이 결정적인 기회로 이어지지 못했다.
반면 거제는 적은 기회를 효율적으로 살렸다. 후반 37분, 교체 투입되어 들어온 김민창이 정용수를 속도로 제압하고 맞이한 1대 1 찬스를 골문 먼 쪽으로 깔아 차면서 마무리했다. 후반 41분에는 하지성이 볼을 뺏긴 상황이 그대로 경합으로 인정됐고, 앞서 팀의 추가골을 집어넣었던 김민창이 이번에는 골문 가까운 쪽으로 깔아 차면서 마무리했다. 후반 막판 3-0으로 급격하게 무너진 세종이었다.
이후 세종은 지속적으로 만회골을 넣기 위해 분투했으나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세종의 창은 무뎠다. 그러면서 결국 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아쉬운 시즌 첫 경기를 마쳤다.
전반에 주도권을 잡고 좋은 경기력을 펼쳤으나, 결국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또한 상대에게 속도전에서 밀리면서 역습 차단을 어려워했다. 수비에서 마크맨을 놓치거나 경합을 실패하고 나서 뒷공간을 쉽게 내준다는 점도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그렇지만 이제 겨우 24경기 중 1경기를 했을 뿐이다. 아직은 낙담할 때가 아니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이날 경기가 세종의 선수단에게는 8개월 간의 대장정을 잘 보내기 위한 일종의 ‘예방주사’가 됐기를 바란다.
3월 남은 기간, 세종은 최전방으로 두 차례 원정을 떠난다. 2025시즌 ‘K4리그 3위’ 평창유나이티드축구클럽과 신생팀 ‘F4’ 진천HR FC와 맞붙는다.
창단 첫해, 세종의 첫 승에는 11경기가 걸렸다. 올해도 시즌 출발은 쉽지 않아 보인다. 2026시즌 월드컵의 해, 세종은 지난 시즌과 다른 리그에서의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까.

글_민준석 (세종SA축구단 마케터 2기)